데라카도 신 (寺門 伸) 교수의 “조선반도에서 일본을 바라본다” 일본인.일본문화의 뿌리(3)의 연재를 계속합니다.
큰 틀의 결론은 이미 나왔으나 결론을 서두르기 전에, 역사의 바이어스(Bias, 偏向)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 일본인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할 때, 어김없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는 바이어스가 엄연히 존재한다. 이것은 최초에 이야기한 일본인의 역사인식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들은, 자신들의 나라인 일본에 대하여, 거의 예외없이, “독특한 나라’, “다른 나라와 다른 나라”, “달리 유래를 찾을 수 없이 별 난 나라”, “세계가운데서도 아주 유니크한 나라”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을 “유니크 신앙”이라고 하자. 일본은 어떤 점에서 유니크한가라는 질문에, “일본에는 만세일계의 천황이 있다”라던가 “일본은 화(和)를 중요시 하는 나라이다”등의 대답이 준비되어 있다. 결국 유니크, 천황, 和 라는 3개의 키 워드가 일본문화의 근본적 특징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모든 나라가 제 각각 유니크한 존재인 것이지, 일본만이 새삼스레 유니크하다는 주장은 의미없는 주장이다. “일본인은 和를 중요시한다”는 말도 잘 생각해 보면 이상한 말이다. 和가 평화의 의미라면, 현대에 있어서 평화를 바라지 않는 나라 따위 (극소수의 독재국가를 빼고)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모든 나라가 和를 중시한다고 말 할 수 있고, 또 和를 순종이란 뜻이라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정부에 대하여 순종하는 것이 결코 국가의 명예라 할 수없다. “어떤 것이 유니크이다”라고 믿는 것은 제 멋데로인 셈인데, 때로 그것이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띄게되고, 유해한 작용을 할 수 있다. “유니크”는 “유래가 없다”와 같은 의미이므로 유니크라 믿어진 것은 극히 보통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유럽이나 아메리카와 다르므로 서양식의 민주주의는 일본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라는 등 태연히 주장하는 정치가도 있다. 일본의 대부분의 정치가는 입 밖에 내지 않지만 많든 적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며 이것이 전형적인 유니크 신앙이다.
그리하여 “일본에는 통상의 법칙은 통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그릇되게 인푸트되어 버린 생각이 냉정한 상황판단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그 위험성이 충분 예지된 거품경제를 장기간 방치하여 현재의 일본의 위기적 경제상황을 초래한 원흉이 아닐까. 일본인이 옳바른 역사인식을 갖지 못하는 이유도 필경 이 유니크신앙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보충1>우리는 우리자신을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그냥 믿고있는 듯하나 한국이나 북조선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본인만큼 호전적인 민족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갭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민족과 국가의 “자기 이미지”만큼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없다.
우리들은 당면의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바이어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역사의 유구성: “일본민족은 유구한 옛적부터 일본열도에서 살고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것은 아마 “뭐든 오래 계속되면 오래 될 수록 좋은 것이다” 라는 사고방식 (거꾸로 말하면, 뭐든 오래 이어진 것은 정통성을 주며, 오래 된 것이라는 그것만의 이유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마는 멘탈리티) 이 우리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시 다음의 “만세일계의 천황”과 관련된다.
만세일계의 천황: “일본문화는 유니크하며 세계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싶다. 여기에서부터 만세일계의 천황제를 가져와 이를 일본문화와 동일시하고자 한다.
단일 민족설: “일본은 和를 중시하는 나라”라는 주장의 근거로, “일본인은 단일민족이다”라는 전혀 의미없는 說이 자주 주창되곤 한다. 이것은 물론 우익 사상가들에게 있어, “야마토민족의 순수성”이란 관념으로 이어진다.
조선문화에 대한 우월성:”일본문화가 유니크하며 남보다 뛰어나다”라는 신앙을 휘두를 위험이 있는 것은 조선문화란 존재 때문이다. 이것은 조선반도의 식민지 지배에 기인한다고 생각되며, 메이지 시대 이후 형성된 조선인 멸시의 감정 (다행스런 것은, 젊은이들에게서 거의 보이지않는다) 이 덧붙여져, 일본문화 성립에 조선문화가 이룩한 업적을 극히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코자 하는 뿌리깊은 경향이 있다.
<보충1>극히 최근 (2001년 7월 2일), 고이즈미 내각의 히라누마 다케오 (平沼赳夫, 1939 - ) 경제산업상이 “일본정도 레벨이 높은 단일민족으로 꽉 막힌 나라는 없다”고 삿뽀로 시내의 호텔 강연에서 한 발언 때문에 혹카이도 우타리협회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아이누민족으로 조직된 단체)로 부터 항의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또 이와 거의 같은 시기, 스즈키 무네오 (鈴木宗男, 1948 - ) 衆院議員은 “아이누 민족은 전적으로 동화되었다”고 강연도중 발언하여 또한 문제가 되었다.
<보충2>조선반도의 문화가 일본에 준 영향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가능하면 과소평가하려고 하는 경향은, 고대의 일본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영향은, 거의 전부가 중국문화로 부터 왔다는 해석을 낳았다. 결국 조선반도의 역할은, 중국문화를 받아 그것을 일본에 건내준 단순한 중개역 밖에 없다고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고대 일본의 외교관계를 말할 때, “견수사” (3회, 단 6회라는 설도 있음)와 “견당사” (16회)를 강조하면서도, “견신라사” (571 – 882년에 한하여 기록에 남은 것만 46회)와 “견발해사” (13회)에 관해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신라의 조선반도 통일 (676)후, 야마토조정은 반도와는 독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국가체제를 정비해 가는데, 신라와 발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절의 횟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야마토조정은 수나 당보다 훨신 많이 신라와 발해와 교섭을 갖고있었다. (발해는 현재 중국령이 되었으나, 고구려의 유민들이 만든 나라였으며, 한국과 북조선은 자국사의 일부로 보고있다).
마음속에 존재하는 바이어스를 우리는 평소 의식하지 못한다. 바이어스를 의식한다면 극복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 바이어스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할 때, “當然의 前提”나 “사고의 기본적 틀”로 작용하므로, 일본사의 여러 사실을 “이 방향에서” 해석하고자 하게된다. 이 방향에서 해석되지 않는 일은 과소평가하거나, 또는 완전히 무시되고 만다.
내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때 배운 “繩文人 자연진화설” (지금도 이 설을 따르는 교과서가 적지않다)은, 이 바이어스에 따른 해석을 일본사에 적용한 사례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인은 태고적부터 일본열도에 살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일본열도에 옛날부터 살고있던 사람들이, 결국 자발적으로 국가를 형성하고, 황실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싶다” “일본의 문화는 옛부터, 조선반도의 문화보다 우월하였고, 조선반도에서 배운 것은 별로 많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다”라고 하는 거의 무의식적인 방향성에 따라 고대사를 해석하고 있다.
<주>고교의 역사교과서 채용문제로 몇번이고 매스컴을 장식한 “새로운 역사교과서” (扶桑社)는, 너무나 이 바이어스에 따른 역사해석을 전개하고 있다.
“神話” (神武天皇의 東征傳承 P-36과 日本武尊 (야마토 다케루노 미고토)와 오또다치바나 히메 (弟橘媛) p-42-43)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시하는 등, (그렇지 않으면, 신화의 핵은 무언가의 사실이 있을 터이다라는 예견을 주는 것 같다.) 확신범적이고, (반무의식적인) 바이어스라기보다, 저자들의 “신앙”이 거기 표명되고 있다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정치적인 교과서이며, 지적 성실성이 추호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저자들의 의도는 “사실을 알린다”는데 있지않고, “애국자를 기른다”는데 있다. 이 양자가 모순될 때 “애국자를 기른다”가 우선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