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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는 SBS가 서기 1995년 1월 10일부터 1995년 2월 16일까지 방송한 24부작 드라마이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세명의 주인공을 통하여 묘사하였다.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이 나왔다. 모래시계의 사운드 트랙으로 사용된 것이 러시아의 백학의 노래(Zhuravli)였다.
러시아의 다께스탄(Dagestan) 출신의 시인 라술 감자토프(Rasul Gamzatov, 1923 – 2003)가 일본의 히로시마 방문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과 사사키 사다코(佐々木 禎子, 1943 – 1955)의 동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사다코는 1945년 8월 6일 두살 때 히로시마 시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하여 폭심지에서 1.7 킬로 떨어진 자택에서 피폭되었다. 당시 함께 피폭된 어머니는 몸의 이상을 호소하였으나 사다코는 이상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였다. 1954년 8월의 검진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1955년 1월 목 주위에 응어리가 생기고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길어야 1년 살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그녀는 히로시마 적십자병원에 입원하였다.
1955년 8월 나고야의 고교생들이 병 문안차 종이학을 접어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사다코를 포함한 입원환자들이 종이학을 접기 시작하였다. 병원에서 종이로 센바즈루(千羽鶴, 종이로 접은 1000개의 학)를 접으면 병을 나을 수 있다고 믿고 쉬지 않고 종이학을 접었다. 8월 하순에 종이학은 1000개를 넘었으나 10월 25일 아급성 림파성 백혈병으로 사망하였다. 그녀가 접은 하얀 종이학은 그녀의 시신과 함께 매장되었다고 한다.
시인 라술 감자토프(Rasul Gamzatov)가 히로시마에서 이 일화를 듣고 크게 감동하여 귀국하자 마자 쓴 시가 백학(Zhuravli)이다. 일본의 병원에서 환자들의 비원을 담은 센바즈루(千羽鶴)는 러시아 시인의 상상력 속에서 2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였으나 신원이 파악되지 못하여 유해가 모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구천의 하늘을 떠도는 수 많은 전몰장병의 영령을 위로하는 이미지로 바꾸어 진다. 병사들은 죽어 백학이 되었읍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곁을 떠돌고 있읍니다. 백학의 대열 속에 빈 자리는 나의 자리일 것입니다. 나는 죽어 그 빈 자리에서 새들의 언어로 그대들을 부를 것입니다.
서기 1968년 이 시를 Yan Frenkel(1920 – 1989)이 작곡하였다. 이 노래는 전세계에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백학은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이미지와 겹쳐져 전몰용사들을 위한 노래로 불리게 되었다.
백학의 노래(Zhuravli)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
이국땅에서 전사하여
백학이 되었읍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들은 하늘을 날으며 우리들에게 애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슬픈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 보며 침묵에 빠지는 것입니다.
피곤에 지친 깃털이 쉬지않고 하늘을 납니다.
하루가 지나고 밤 안개 속을 뚫고 날아갑니다.
날아가는 대열 속에 조그만 자리가 있습니다.
아마 나의 자리일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나는 그들과 함께
저 하늘을 날게 될 것입니다.
저 하늘에서 새들의 언어로
이 땅에 남아있는 그대들을 부를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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