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7일 목요일

2. 견(絹, きぬ, silk)과 주(紬, つむぎ, pongee)




(, きぬ, silk) 누에(,, かいこ, Bombyx mori larva) 고치(, まゆ, cocoon)에서 채취한 동물성 섬유이다. 독특한 광택을 갖고 있으므로 옛부터 진귀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누에가 체내에서 만들어 단백질 피브로인(fibroin) 성분으로 하며 1개의 고치에서 800 – 1,200 미터 채취되므로 천연섬유 가운데 유일의 장섬유(filaments)이다.

누에고치를 제사(製糸)하여 뽑아 극세(지름 2/1000 밀리미터) 고치 실을 여러 겹쳐 꾸러미에 감은 상태의 견사를 키이토(生糸, raw silk) 하며 생사를 알카리성 약품(비누 회즙 조달 )으로 정련하여 세리신(sericin)이란 교질성분을 제거하여 광택과 유연성을 풍부하게 견사를 연사(練糸) 부른다. 100% 세리신을 제거한 것은 % 세리신이 남겨진 것에 비해 광택이 현저히 저하한다.

생사를 만들기에 질이 떨어지는 품질의 고치(, cocoon) 비누, 회즙(灰汁), 조달등의 알카리성 약품류로 정련한 물로 깨끗히 씻고 하나 속에서 고치 속의 번데기(pupa) 다른 불순물을 제거하고 게바(ゲバ) 불리는 나무모형에 사각균일하게 고치 실을 감아 건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것을 카쿠 마와타(角真綿, 각진 ) 부른다. 희고 광택이 있으며 부드럽고 보온성이 뛰어나 옛부터 이불, 방석, 솜모자, 방한복 속에 넣는 소재로 이용되었다.  그리고 양질의 마와타는 쯔무기(, pongee) 원료로 사용되었다.

() 기원전 3500 중국에서 처음 생산되었다고 알려진다. 전한 시대에는 잠실에서 누에를 기르는 방법이나 누에의 알을 보관하는 방법이 확립되었고 현재의 사천성에서 생산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양잠원리와 견직생산을 엄격하게 관리하여 기술의 해외유출을 막았으므로 타국들은 견의 제법을 모른 중국에서 육로나 해로로 수입할 밖에 없었다. 제품에 대한 로마의 수요는 엄청나서 동량의 금과 교환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서구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견의 교역로가 열리게 되고 훗날 길을 실크 로드라 부르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누에알이 몰래 인도, 페르시아, 프랑스, 스페인, 로마등지로 전파되고 양잠관련 산업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산업으로 발전하였다.

니시키()는 여러가지 색갈의 실로 짠 견직물의 총칭으로 보통명사로 쓴다. 일본어는 니시키()와 키누()가 구분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한글로는 금()과 견()을 모두 비단으로 새기는 혼란이 생긴다.

견직물(絹織物, silk fabrics)은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비단과 명주로 대별되는데 전자는 윤이 나게 화려하게 짠 것이고  후자는 무늬 없이 얇게 짠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애용되어 온 여러 가지 견직물의 명칭을 들면, 공단, 법단, 양단, 화단, 칠색법단, 수단, 모본단(호박단), 누단, 자손수단, 금단, 양색단, 미려단(고려단 또는 귀려단), 갑사, 문사, 당항라, 문항라 등 다채로운 상품명이 있다. 중국에서 들어 온 비단의 종류도 능(), (), (), (), () 등 수 많은 실크제품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크의 국제교역에서 다양한 상품명 대신 실크를 간단히 구분하면 실크(, silk)와 폰지(, pongee)로 나뉜다. 이 견()과 주()가 우리 말의 비단과 명주에 대응된다. 결함이 없는 좋은 고치(, cocoon)만을 골라 생사(生絲)를 뽑아 이 생사로 실크()를 제작한다. 생사를 만들기에 질이 떨어지는 품질의 고치(, cocoon)에서 실을 뽑아 마와타(眞綿, )를 만든다. 질이 좋은 마와타에서 실을 뽑아 짠 것이 쯔무기(, pongee)이다.

쯔무기(, pongee)는 원래 누에를 사육하던 농촌지대에서 생사를 만들 수 없는 고치로 마와타(眞綿, )를 만들고 이것으로 실을 뽑아 쯔무기()를 짰다. 폐물이용의 직물이라 할 수 있으나 질 좋은 실크에서 맛 볼 수 없는 중후한 질감, 그리고 뛰어난 보온성과 내구성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무로마찌 시대(1336 – 1573) 목면의 생산이 시작되기 이전 면(綿, わた)이란 단어는 곧 마와타(真綿)를 의미했다.   

케이쬬우(慶長) 연간(1596 – 1615)에 히타찌 쯔무기(常陸紬)가 유우키 쯔무기(結城紬)로 이름을 바꾸어 시장에 유통될 무렵에는 전국 각지에서 짠 쯔무기(紬)가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이바라키 현(茨城県) 유우키 시(結城市) 일대에서 짠 유우키 쯔무기(結城紬), 카고시마 현(鹿児島県) 아마미 오오시마(奄美大島)나 카고시마 시(鹿児島市)에서 만든 오오시마 쯔무기(大島紬), 니이가타 현(新潟県) 미나미 우오누마 시(南魚沼市) 시오자와(塩沢) 부근의 시오자와 쯔무기(塩沢紬)는 일본의 3대 쯔무기로 최상품으로 대접받으며 여인들의 기모노에 많이 사용되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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